노래로 인간과 생활을 그려야 한다

    로작의 앞부분에 준 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1974년 9월 4일~6일 문학예술부문 창작가들과 한 담화 《가극예술에 대하여》에서 가극예술을 발전시키는데서 나서는 문제들을 밝혀주시였다.

    로작은 《1. 시대와 가극》, 《2. 가극대본》, 《3. 가극음악》, 《4. 가극무용》, 《5. 가극무대미술》, 《6. 가극무대형상》 등의 체계로 구성되여있다.

    이 책에서는 《3. 가극음악》에서 《4) 노래로 인간과 생활을 그려야 한다》의 원문을 그대로 편집한다.

    

    

    차 례

    

    (1) 가극에는 주제가가 있어야 한다

    (2) 음악과 글을 밀착시켜야 한다

    (3) 음악극조직에서 기본은 감정조직이다

    (4) 음악의 선을 세워야 한다

    (5) 음악의 양상을 통일시켜야 한다

    

    

    4) 노래로 인간과 생활을 그려야 한다

    

    가극에서 인간과 생활을 진실하게 그리자면 음악극조직을 잘하여야 합니다.

    음악극조직이란 여러가지 음악형식과 수단을 가지고 인간과 생활을 극적으로 형상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다시말하여 노래와 관현악으로 극을 짜는 형상방법이 음악극조직입니다.

    가극은 다양한 형식의 노래와 관현악으로 이루어진 음악예술의 가장 큰 형식입니다. 한편의 가극에는 노래만 하여도 인물이 부르는것과 방창으로 부르는것이 수십곡이나 되며 다양한 관현악곡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래가 많고 관현악곡이 다양하다 하여도 그것이 가극의 주제와 사상을 밝히고 인물의 성격과 생활을 그리는데 맞게 맞물리지 못하면 의의가 없게 됩니다. 가극의 노래와 관현악은 극의 요구와 형상의 론리에 따라 제자리에 놓이고 감정과 정서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룰 때 비로소 힘있는 형상수단으로 됩니다. 노래와 관현악을 조화시켜 훌륭한 극형상을 창조하는가 못하는가 하는것은 전적으로 음악극조직에 달려있습니다.

    

    (1) 가극에는 주제가가 있어야 한다

    

    가극의 음악극조직에서 중요한것은 노래와 관현악으로 인물을 성격화하는것입니다. 인물의 성격화는 그의 사상감정세계를 깊이있게 그려낼 때에만 실현될수 있습니다. 가극은 음악과 무용, 미술, 배우연기를 통하여 인간의 사상감정세계를 립체적으로 충분히 그려낼수 있습니다. 문제는 가극이 가지고있는 형상적가능성을 살려 어떻게 인물의 성격을 생동하게 그려내는가 하는데 있습니다.

    노래와 관현악으로 인물을 성격화하는데서 기본은 주인공의 형상입니다. 주인공은 작품의 종자와 주제사상을 집중적으로 체현하고 사건의 중심에 서서 극을 끌고나가는 인물입니다. 문학예술작품에서는 주인공이 살아야 형상세계가 깊어지고 작품의 사상예술적수준이 높아집니다.

    가극음악극조직에서는 주인공을 살리는데 노래와 관현악을 집중시키는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가극의 노래는 다 제 몫을 가지고있기때문에 그 내용과 정서적색갈이 서로 같지 않지만 작품의 종자를 실현하는데 복종되여야 하며 주인공의 성격을 그려내는데 이바지하여야 합니다.

    가극에서 주인공에 대한 음악적성격화를 실현하는데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것은 주제가입니다. 주제가는 가극의 주제와 사상을 밝히고 주인공의 성격을 살리며 극을 발전시키고 양상을 통일시키는데서 중추적역할을 하는 노래입니다. 다시말하여 가극음악을 대표하는 노래가 주제가입니다. 가극에는 많은 노래가 있지만 그것이 다 종자를 밝히는데 직접 참가하는것은 아닙니다. 어떤 노래는 시대상을 강조하기도 하고 어떤 노래는 장면의 정황을 설명하기도 하며 어떤 노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계절의 변화를 그리기도 합니다. 그런 노래들가운데서 가극의 종자와 주인공의 성격적특징을 가장 뚜렷이 체현하고있으며 극을 발전시키는데서 중추적역할을 하는 노래가 주제가입니다.

    주제가는 명가사, 명곡으로 되여야 합니다. 주제가의 가사는 작품의 주제와 주인공의 사상감정을 함축된 시어로 깊이있게 형상한것이여야 하며 곡도 가사의 깊은 뜻이 담긴 참신하고 세련된것이여야 합니다. 주제가는 가사와 곡이 여느 노래보다도 철학적깊이가 있고 아름다와야 하며 완벽하여야 합니다. 주제가는 가극의 중요한 계기마다에서 극을 련결시키고 상승시킬수 있는 힘을 가지고있어야 합니다. 이런 노래라야 주인공의 정신도덕적풍모와 성격을 생동하게 그려낼수 있으며 음악극조직에서 중추적역할을 원만히 할수 있습니다.

    가극에서는 기둥노래도 잘 만들어야 합니다. 가극에서 주제가만 가지고는 주인공의 성격을 전면적으로 깊이있게 그려낼수 없습니다. 가극에는 주제가와 함께 기둥노래가 있어야 합니다. 기둥노래란 가극의 인물선과 사건선을 밀고나가는데서 주제가에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주인공을 비롯한 주요인물의 성격과 주제사상을 밝히는데 이바지하는 노래를 말합니다. 가극에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갈래의 인물선과 사건선이 얽혀져있으며 이런 사건선이 발전하는 과정에 주인공을 비롯한 인물의 정신세계가 밝혀지고 극이 심화되며 주제사상이 해명되게 됩니다. 기둥노래는 여러 갈래의 인물선과 사건선을 각각 맡고 그것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나가면서 주인공과 주요인물의 성격을 밝히고 주제사상을 천명하는데 이바지합니다. 혁명가극 《피바다》에서 노래 《울지 말아 을남아》는 막이 오르면서 불리우기 시작하여 을남이 원쑤의 총탄에 쓰러지는 장면까지 여러번 반복하여나오면서 모자간에 오가는 뜨거운 인정선을 일관하게 끌고나가며 주인공의 혁명적세계관형성과정을 심오하게 밝혀주고있습니다. 또한 노래 《녀성들도 모두다 힘을 합치면》은 주인공 어머니가 혁명조직으로부터 첫 임무를 받고 성시로 가는 장면에서 시작되여 유격대원호장면, 광산마을부녀회원들의 모임장면에서 반복하여나오면서 혁명을 인식한 어머니의 성격장성과정을 보여주며 단결에 대한 사상을 힘있게 강조하여주고있습니다. 이와 같이 기둥노래는 주인공을 비롯한 주요인물의 행동선과 극의 기본사건선에서 불리우면서 가극의 주제와 사상을 심화시키고 주인공과 주요인물의 성격을 여러 측면에서 부각하며 극발전을 힘있게 추동합니다. 주제가를 가극음악의 중추라고 하면 기둥노래는 그 중추를 떠받드는 받침대의 역할을 하는 제2, 제3의 주제가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노래로 주인공을 비롯한 인물을 성격화하기 위하여서는 기둥노래를 잘 짓고 효과있게 써야 합니다.

    주인공을 성격화하는데서 그가 부르는 첫 노래를 인상깊게 쓰는것이 중요합니다. 주인공의 첫 노래는 극의 시대적환경과 주인공의 생활처지, 지향을 보여주며 그의 성격적특질을 기초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주인공의 첫 노래는 알기 쉬우면서도 인상깊은 노래로 되여야 합니다.

    가극에서 주인공을 살리려면 다른 인물의 성격도 음악적으로 잘 형상하여야 합니다. 인간은 언제나 사회적관계속에서 생활을 개척하고 꾸려나갑니다. 문학예술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도 다른 인물과 교제하는 과정에서만 자기의 존재를 나타낼수 있습니다. 문학예술작품에서 주인공을 내세운다고 하면서 다른 인물을 소홀히 취급하면 안됩니다. 가극에서 주인공에게만 좋은 노래를 주고 다른 인물에게는 평범한 노래만 주면 주인공을 살릴수 없습니다. 가극에서는 주인공뿐아니라 다른 인물의 내면세계도 다 노래와 관현악으로 깊이있게 형상하여야 인물의 성격화를 원만히 실현할수 있습니다.

    

    (2) 음악과 극을 밀착시켜야 한다

    

    가극에서 음악과 극을 밀착시키는것은 음악극조직의 중요한 과제의 하나입니다.

    가극에서 사상적내용은 이야기줄거리를 통하여 전개되며 인물의 행동에 의하여 밝혀집니다. 이야기줄거리와 인물의 행동을 떠나서 가극의 사상적내용에 대하여 생각할수 없습니다. 가극은 이야기줄거리가 인물의 대사에 의하여 전개되는것이 아니라 노래에 의하여 전개되며 인물의 행동도 노래를 주고받는 가운데 진행됩니다. 이로부터 가극창작에서는 음악과 극을 잘 밀착시키는것이 중요한 문제로 제기됩니다.

    창작실천에서 음악과 극을 밀착시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극에서 음악을 살린다고 하면서 극의 정황을 무시하고 음악만 길게 줄수 없으며 극을 살린다고 하면서 인물의 행동이나 대사만 많이 줄수도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극에 밀착되지 못하면 음악도 살지 못하고 극도 살지 못하게 됩니다. 종래의 가극에서는 음악과 극을 제대로 밀착시키지 못하였습니다. 가극에서 음악과 극을 밀착시키는 문제는 노래를 절가화하고 방창을 받아들인 《피바다》식가극을 창조함으로써 원만히 해결할수 있게 되였습니다.

    가극에서 음악과 극을 밀착시키자면 서정적인것과 극적인것을 결합시키는 문제를 바로 풀어야 합니다. 《피바다》식가극에서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절가에 기초하여 인물의 성격과 극적정황을 서정적으로 묘사할뿐아니라 서사시적으로도 묘사하고 극적으로도 묘사하기때문에 음악과 극을 쉽게 밀착시킬수 있습니다. 또한 방창이 무대노래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기능을 수행하면서 인물의 행동과 정황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며 극을 힘있게 밀고나가기때문에 음악과 극을 쉽게 밀착시킬수 있습니다.

    가극에서 음악과 극을 밀착시키자면 노래와 관현악을 장면에 맞게 써야 합니다. 장면은 극구성의 기본단위이며 인간관계가 맺어지고 사건이 전개되며 극이 발전할수 있는 요소가 집중되여있는 하나의 극적국면입니다. 장면과 장면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인간관계가 심화되고 극이 끊임없이 발전하면서 인물의 성격이 밝혀지고 작품의 주제와 사상이 해명됩니다. 장면이 극적으로 째이고 예술적으로 세련되여야 극이 끊임없이 발전해나갈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작곡가들은 가극의 매 장면을 음악극적장면으로 형상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노래와 관현악을 장면의 내용과 극적정황에 맞게 쓰려면 인물의 성격에 맞는 노래, 사건의 정서적색갈에 맞는 음악을 주어야 합니다. 아무때 아무데나 맞는 노래란 없습니다. 가극에서는 인물의 성격에 맞고 극적정황에 맞는 색갈의 음악을 요구합니다. 가극에 노래는 많아도 그 인물의 성격에 맞고 그 사건과 정황에 맞는 노래는 오직 하나라고 생각하여야 합니다.

    음악과 극을 밀착시키자면 또한 노래와 관현악을 극적계기와 정황, 인물의 감정변화에 따라 다양한 수법으로 굴곡있게 써야 합니다. 장면의 음악형상은 생활의 론리에 맞으면서도 다양한 굴곡이 있어야 합니다. 장면의 음악을 굴곡있게 형상하려면 장면의 어느 대목에 노래를 주고 어느 대목에 관현악이나 방창을 주는가 하는 문제를 바로 풀어야 합니다. 같은 노래라 하더라도 독창으로 부르게 하는가, 중창이나 합창으로 부르게 하는가, 같은 관현악곡이라 하더라도 어떤 악기편성으로 연주하게 하는가 하는데 따라 장면의 음악형상이 차이나게 됩니다. 장면의 음악형상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극적계기와 정황, 인물의 심리상태에 맞게 잘 처리하여야 형상의 다양성을 보장할수 있습니다.

    음악과 극을 밀착시키기 위하여서는 또한 관현악으로 련결음악을 잘 처리하여야 합니다. 음악과 극을 밀착시키는 문제는 장면의 음악처리를 잘하는것만으로는 다 해결할수 없습니다. 가극에서 한장면은 전장면의 연장이며 다음장면으로 넘어가기 위한 전제로 됩니다. 장면과 장면이 이어지면서 극이 끊임없이 상승하는 속에서 인물의 성격이 발전하며 작품의 주제사상이 밝혀집니다. 가극에서는 장면과 장면이 이어지고 극이 끊임없이 상승발전하는것도 음악적으로 잘 처리하여야 합니다.

    

    (3) 음악극조직에서 기본은 감정조직이다

    

    감정조직이란 인물의 감정세계를 생활의 론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펼쳐보이면서 성격의 본질을 정서적으로 밝혀내는 형상방법입니다. 인간의 감정은 생활에 기초하고있으며 생활이 변화발전하는데 따라 끊임없이 변합니다. 사람은 생활을 개척해나가는 과정에 여러가지 감정을 체험하게 되며 그것이 한데 얽히여 감정세계를 이루게 됩니다.

    인간의 감정세계, 정서세계를 깊이 파고드는것은 예술의 본성으로부터 제기되는 기본요구입니다.

    가극은 산인간의 구체적인 사상감정과 생활이 안겨주는 정서를 음악으로 형상합니다. 음악을 감정의 예술이라고 하는것도 이와 관련되여있습니다. 가극에서는 인물의 성격과 생활을 그의 내면세계를 펼쳐보여주는 방법으로 형상하고 그가 지닌 사상도 깊은 정서를 통하여 밝혀야 더 감명깊게 보여줄수 있습니다. 가극에서 인물의 내면세계를 풍부하게 드러내지 않고서는 그를 산인간으로 그릴수 없고 그의 사상을 정서적으로 밝혀내지 않고서는 추상성을 면할수 없습니다. 가극의 모든 형상적요구는 감정조직을 잘하여야 원만히 실현될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극창작에서는 감정조직을 음악극조직의 기본으로 틀어쥐고 모든 노래와 관현악이 감정선을 타고 울리게 하여야 합니다.

    노래와 관현악이 감정선을 타고 울리게 한다는것은 인물의 행동과정에 드러나는 감정의 다양한 변화를 생활의 론리에 맞게 하나의 음악적흐름으로 이어나간다는것을 말합니다.

    가극의 노래와 관현악이 감정선을 타고 울리게 하자면 인물의 행동선에 깔려있는 감정의 흐름을 잘 짜나가야 합니다. 생활에 우여곡절이 있으면 감정에도 변화가 있기마련이며 생활이 끊임없이 발전하여나가면 감정도 긴장과 완화, 축적과 비약의 과정을 거치면서 끊임없이 변화되기마련입니다. 이것은 극에 사건선이 있게 되면 그에 따르는 인물의 감정선이 있게 된다는것을 말합니다. 사건선에 따르는 인물의 다양한 감정의 흐름을 하나의 음악적흐름으로 련결시켜나갈 때 가극의 노래와 관현악은 감정선을 탔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가극에서 사건선에 따르는 감정선을 바로 찾으려면 인물의 내면세계를 깊이 파고들어야 합니다. 인물의 내면세계를 파고들지 않고 극성이요 뭐요 하면서 요란한 사건에만 매달리려 하여서는 감정선을 옳게 잡아쥘수 없습니다. 작곡가는 비록 작은 사건, 평범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깊이 파고들어 그것을 체험하는 인물의 내면세계를 헤아려볼줄 알아야 합니다.

    작곡가가 사건선에 따르는 감정선을 잡아쥔 다음에는 가극의 모든 노래와 관현악이 감정의 흐름을 타고 울리게 하여야 합니다. 가극의 노래와 관현악은 어디까지나 사건에 부닥쳤을 때 인물이 체험하게 되는 가장 주도적이며 본질적인 감정을 타야 합니다. 그래야 가극은 음악으로 감정조직을 해나가면서 인물의 내면세계를 깊이있게 그려낼수 있고 주제와 사상을 생동하게 밝혀낼수 있습니다.

    음악이 감정선을 타고 울리게 하는데서 중요한것은 노래와 관현악으로 인물이 행동할수 있는 생활의 전제와 계기를 지어주며 그의 감정을 축적하고 발전시켜나가는것입니다. 음악으로 인물의 감정을 축적하고 발전시키자면 그의 운명선이 변화되는 대목에서 그의 심리세계와 정황의 정서적분위기를 여러모로 깊이있게 드러내야 합니다. 인물의 운명선이 변화발전하는 대목은 축적된 감정이 폭발하는 극적인 국면입니다. 가극에서는 노래와 관현악으로 이러한 대목을 깊이있게 파고들어야 하며 인물의 심리세계와 정황의 정서적분위기에 맞게 음악의 색갈을 옳게 정하여야 합니다. 인물의 운명선이 변화되는 대목에서 음악을 색갈있게 쓴다고 하면서 성격발전의 전과정에 대한 통일적인 구상이 없이 그때마다 색다르게 써서는 안됩니다. 인물의 생활과정에는 곡절이 있고 체험이 있기마련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정황에서 체험하게 되는것이므로 인물의 운명선이 변화되는 대목에서 음악을 다양하게 쓰면서도 그것이 인물을 성격화하는 통일적구성의 하나로 되게 하여야 합니다. 인물의 운명선이 변화되는 대목에서 씌여지는 음악의 다양한 색갈은 음악의 형상수단을 어떻게 쓰는가 하는 문제와 떼여놓고 생각할수 없습니다. 작곡가들은 인물의 운명선이 변화되는 대목일수록 장면의 정황과 인물의 내면세계에 깊이 파고들어가서 그에 맞는 형상수단과 방법을 똑바로 골라잡아야 합니다.

    

    (4) 음악의 선을 세워야 한다

    

    가극은 음악을 기본형상수단으로 하는 극예술이므로 음악에서 선이 서야 합니다. 가극에서 음악의 선이 명백하게 서야 구성이 뚜렷해지고 작품의 사상적내용도 정서적으로 깊이있게 밝힐수 있으며 모든 노래와 관현악의 형상적조화를 잘 이룰수 있습니다.

    가극에서 음악의 선을 세우기 위하여서는 주제선률이 있어야 하며 그것으로 형상전반을 관통시켜야 합니다.

    가극은 주제선률이 명백하고 형상전반이 주제선률로 관통되여야 음악에서 선을 세울수 있고 음악의 형상적통일을 실현할수 있으며 관중의 관심과 기대를 시종일관하게 이끌어나갈수 있습니다. 가극에서 음악의 선을 세우고 형상전반에 주제선률을 관통시키자면 주제가를 비롯한 좋은 노래를 극발전의 주요대목에서 반복하여 써야 합니다.

    주제가를 비롯한 좋은 노래를 주요대목에서 반복하여쓰는것은 음악의 선을 세우고 형상전반에 주제선률을 관통시키는 음악극조직의 기본방도의 하나입니다. 주제가를 비롯한 좋은 노래들을 주요대목에 반복하여쓰는것은 노래에 대한 인상을 심화시키고 주요인물을 성격화하며 그의 성격발전과정을 보여주고 음악의 양상을 통일시키는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집니다. 지난날의 가극에서는 노래를 절가화하지 못하였기때문에 좋은 노래를 반복하여 부를데 대하여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습니다. 새 가극에서는 노래를 절가화하고 인민이 즐겨부를수 있는 좋은 노래를 필요한 대목에서 반복하여 부르게 함으로써 음악극작술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가극의 인민성을 더욱 높이게 하였습니다.

    주제가와 기둥노래를 반복하여쓸 때에는 반드시 극의 구성상요구를 잘 따져보고 가극의 기본사상이 집중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에서 써야 합니다. 혁명가극 《피바다》에서 주제가 《피바다가》는 세번 반복되는데 첫번째는 서곡으로 연주되면서 종자를 암시하고 관중을 극의 세계에로 이끌어가며 두번째는 일제놈들의 대학살장면과 윤섭의 화형장면에서 관현악과 방창으로 울리면서 일제놈들의 야수적만행을 고발하며 세번째는 을남이 죽는 장면에서 갑순의 독창과 대방창으로 불리우면서 일제놈들에게 항거하는 인민들의 불굴의 투쟁정신을 보여줍니다. 종래 가극의 음악극작술과 다른 이런 형상방법은 생활의 론리와 형상의 론리에 전적으로 맞습니다. 을남의 죽음은 그의 아버지 윤섭의 죽음과 떼여놓고 생각할수 없습니다. 아버지를 무참히 학살한것도 일제놈들이고 을남을 죽인것도 바로 그놈들입니다. 을남과 그의 아버지가 희생된것은 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것이였고 혁명을 위한것이였습니다. 을남의 죽음장면은 온 강토가 피바다에 잠긴 당시 조선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하나의 축도로서 착취와 압박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인민들의 반항과 투쟁이 있는 법이라는 혁명의 진리를 밝혀주는 심각한 극적장면입니다. 만일 그 장면들에서 《피바다가》가 아니라 을남의 죽음과 관련된 다른 노래를 부르면 한가정이 당하는 참혹한 불행과 고통을 하나의 관통된 음악적흐름속에서 보여주지 못할뿐아니라 을남의 죽음이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전민족이 당하는 불행과 고통으로 된다는 심오한 사상을 밝혀주지 못할것입니다. 대학살장면과 윤섭의 화형장면에서 그처럼 비통하게 울린 《피바다가》를 을남의 죽음장면에서 갑순의 독창과 대방창으로 다시 반복하여주었기때문에 관중은 을남의 죽음뿐아니라 윤섭의 희생까지 생각하면서 아버지를 죽이고 아들을 죽이고 온 마을과 강토를 피바다에 잠근 일제놈들에 대한 치솟는 증오심으로 가슴 불태우게 됩니다.

    또한 혁명가극 《피바다》에서 원쑤놈들에 의하여 희생되기 직전에 물고기를 잡아가지고 가서 어머니의 약을 구해온 을남을 붙안고 갑순이 부르는 노래 《어머니를 위하여 약을 사왔나》는 사람들에게 참으로 많은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 노래의 곡은 을남의 어머니가 철없는 젖먹이인 을남을 등에 업고 갑순과 함께 자장가처럼 조용히 불러주던 《울지 말아 을남아》의 곡이였고 남편을 잃고 정처없이 류랑의 길을 헤매이던 시절에 나어린 을남의 앞길을 두고 관현악으로 울려주던 사연많은 곡입니다. 그처럼 눈물겨운 사연을 안고있는 자장가를 을남의 죽음을 앞둔 시각에 갑순이 마지막으로 반복하여 부르게 함으로써 그의 죽음을 더욱 비장하게 강조하여줍니다. 이와 같이 주제가와 기둥노래는 극적으로 중요한 대목에서 주인공의 생활에 깔려있는 깊은 사연을 안고 반복되여야 형상의 철학적깊이를 더하여줄수 있고 가극의 사상적내용을 심화시켜줄수 있습니다.

    주제가와 기둥노래는 인물의 성격발전을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에서 반복하여 써야 합니다. 주제가와 기둥노래는 그 어느 노래보다도 뜻이 깊고 형상의 폭이 넓으며 풍부한 정서를 가지고있기때문에 인물의 성격발전의 중요한 계기에서 반복하여쓰면 그의 성격장성과정, 혁명적세계관형성과정을 더욱 두드러지게 그려낼수 있습니다. 주제가와 기둥노래는 인물의 내면세계를 보여주며 극을 밀고나가는데서 필요하면 한장면안에서도 여러가지 형식으로 반복하여쓸수 있습니다. 혁명가극 《밀림아 이야기하라》의 리별장면에서는 노래 《혁명하는 길에서는 살아도 죽어도 영광이라네》를 한장면안에서 가사를 바꾸고 연주형식을 달리하여 반복하여씀으로써 인물의 내면세계를 깊이있게 그려내고 극을 힘있게 밀고나갑니다.

    가극에서는 노래를 반복하여쓰는데 따라 형상이 좋아질수도 있고 나빠질수도 있으며 노래의 전반적인 흐름이 재미나게 될수도 있고 처질수도 있으므로 노래의 반복을 바로 처리하여야 합니다. 노래의 반복을 바로 처리하는것도 사색과 탐구와 기교를 요구하는 하나의 창조입니다. 노래를 반복하여쓸 필요가 있을 때에는 먼저 극발전의 론리를 잘 따져보고 장면을 확정하여야 하며 반복하는 노래와 장면의 정황을 완전히 밀착시켜야 합니다. 반복하는 노래가 정황에 밀착되지 않을 때에는 군더더기처럼 되여 오히려 새 노래를 주는것보다 못하게 됩니다. 가극에서 반복하여쓰는 노래는 새맛이 나게 발전적으로 반복하여 써야 합니다. 극이 발전하는데 따르는 사건과 정황은 언제나 비반복적이므로 노래를 반복할 때에도 생활의 론리에 맞게 발전적으로 새맛이 나게 다양한 형식과 방법으로 써야 합니다. 주제가를 반복할 때에는 주제선률을 변형시켜쓸수도 있고 주제선률에서 파생시킨 노래를 쓸수도 있습니다. 선률을 변형시켜쓰는 경우에는 본색이 변하지 않게 하여야 합니다. 주제가와 좋은 노래를 다양하게 반복하여쓰면서도 본색을 뚜렷이 살리고 돋구어주는 방향에서 써야 합니다.

    노래를 반복할 때에는 무대노래와 함께 방창과 관현악을 널리 받아들이는것이 좋습니다. 무대노래와 함께 방창을 다양하게 쓰면 많은 변화를 줄수 있고 관현악을 쓰면 노래로써는 나타낼수 없는 다양한 색갈의 정서를 드러낼수 있습니다. 노래를 어떤 식으로 반복하여쓰든지 그것은 인물의 성격에 맞고 장면의 정황에 맞아야 진실한 음악형상으로 살아나게 됩니다.

    가극에서 음악의 선을 세우기 위하여서는 노래와 관현악을 제자리에 넣고 빈틈없이 맞물려야 합니다.

    노래와 관현악을 인물의 성격과 생활의 론리, 장면의 내용과 정황의 요구에 맞게 제자리에 넣고 빈틈없이 맞물리는것은 《피바다》식가극음악극조직에서 중요한 원칙의 하나입니다. 노래와 관현악을 제자리에 넣고 잘 맞물려야 음악자체를 살리고 음악의 선을 바로세울수 있으며 노래와 관현악으로 감정의 일관한 흐름을 조성하고 극을 힘있게 밀고나갈수 있습니다. 또한 그래야 인물의 성격장성과정을 깊이있게 보여줄수 있으며 가극의 주제와 사상을 음악적으로 밝혀낼수 있습니다.

    창작가들이 음악극조직을 하는데서 때때로 이 원칙을 떠나 주관을 앞세우거나 이른바 음악자체의 론리를 더 내세우려 하는것은 아직도 종래의 음악극작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표현입니다. 지난날의 가극에서는 주인공에게 아리아를 주려면 먼저 몇개의 대화창을 주어야 하며 대화창이 끝난 다음에는 반드시 아리오조를 주어야 한다는 하나의 틀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어기면 음악극조직이 안되는것처럼 생각하여왔습니다. 그렇게 하면 예술에서 내용과 형식을 분리시키는 결과를 가져올수 있습니다. 가극에서 음악의 론리는 어디까지나 인물의 성격과 생활의 론리에 기초하여야 합니다. 인물의 성격과 생활을 떠난 순수한 음악의 론리란 있을수 없습니다.

    가극에서 노래와 관현악은 언제나 인물의 성격과 생활의 론리에 맞게 제자리에 들어가야 하며 빈틈없이 맞물려야 합니다. 가극의 이야기줄거리에는 다른 극작품의 이야기줄거리에서와 같이 기승전결이 있고 긴장과 완화, 축적과 비약과정이 있습니다. 이러한 형상법칙이 가극에서는 음악에 의하여 실현되여야 하므로 음악으로 극적정황을 긴장시키기도 하고 완화시키기도 하며 감정을 축적하고 고조시키기도 하여야 합니다. 이때 무대노래와 방창, 관현악을 제자리에 넣고 서로 교차시키고 련결시키면서 음악의 흐름을 조성하는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가극의 노래와 관현악이 극발전의 론리에 맞으면서 극을 힘있게 밀고나갈수 있습니다.

    가극에서 음악의 선을 세우기 위하여서는 노래와 관현악을 심사숙고하여 써야 합니다. 가극에서 노래와 관현악을 잘못 쓰면 그것이 서로 비슷해져서 인물의 성격을 뚜렷이 보여주기 어렵고 관중에게 음악에 대한 인상을 깊이 새겨줄수 없으며 음악의 흐름에 굴곡이 없어지고 극의 흐름에도 긴장감이 없어지게 됩니다.

    가극이 노래를 많이 넣는다고 하여 잘되는것이 아닙니다. 가극의 노래를 절가화하였다고 하여 아무데서나 매번 새 노래를 주려고 하여서는 안됩니다. 절가화된 가극일수록 노래를 아껴써야 합니다. 경험은 노래를 절가화하는 조건에서도 하나의 가극에 노래가 수십곡만 있으면 인간과 생활을 훌륭히 그릴수 있다는것을 보여주고있습니다. 가극에서는 노래를 망탕 쓰지 말고 다 제자리에 넣으며 형상전반을 주제선률로 관통시켜나가야 음악의 선을 확고히 세울수 있습니다.

    가극에서는 서곡과 절정음악, 종곡이 잘되여야 합니다.

    가극에 대한 첫인상은 서곡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달라지고 가극에서 받은 감동의 크기는 종곡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무리 훌륭한 내용을 담은 가극이라 하더라도 서곡에서 받는 첫인상이 좋지 못하면 사람들을 극의 세계에로 끌어들일수 없고 종곡을 잘 처리하지 못하면 가극에서 받았던 좋은 감동마저 깨뜨리게 됩니다.

    서곡은 주제곡이나 기둥노래에 기초하여 가극의 주제와 사건을 제시하거나 암시해주어야 합니다. 서곡에서 주제곡이나 기둥노래를 쓰는것은 관중을 막이 오르기 전부터 극의 세계에로 이끌어가는데서 큰 의의를 가집니다. 서곡에서 주제와 사건을 제시하거나 암시하면서 주인공의 성격을 특징지어주어야 관중이 가극에서 말하려는 문제는 무엇이며 주인공이 누구인가를 알고 앞으로 그의 운명이 어떻게 될것인가에 대하여 기대를 가지면서 극의 세계에 끌려들게 됩니다. 절가로 된 주제가와 기둥노래에 기초한 서곡은 음악구조가 간결하고 평이하면서도 뜻이 명백히 전달되기때문에 지난날의 가극서곡과는 달리 짧은 시간안에 관중을 극의 세계에로 끌어들일수 있습니다.

    서곡은 가극의 내용과 양상에 따라 다양하고 특색이 있어야 합니다. 서곡은 가극에 따라 관현악만으로 줄수도 있고 여러가지 형식의 노래와 관현악을 배합하여줄수도 있습니다. 《피바다》와 《한 자위단원의 운명》, 《금강산의 노래》와 같은 혁명가극들은 서곡을 관현악만으로 주고있습니다. 새 가극에서는 서곡이 관현악만으로 울릴 때에도 절가로 된 주제가선률을 기본으로 하여 울리기때문에 그 형식이 간결하고 선명할뿐아니라 관중에게 친근감을 줍니다.

    가극에서 서곡은 여러가지 형식의 노래와 관현악을 결합하여주기도 하여야 합니다. 가극에서 서곡을 주는것은 막이 오르기 전에 주제를 제시하고 앞으로 벌어질 사건을 암시하려는데 목적이 있는것만큼 그에 맞는 형상방법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피바다》식가극에서는 서곡을 관현악과 방창을 비롯한 여러가지 성악형식과 배합하여 하는 새로운 형식을 창조하였습니다.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에서는 서주형식의 관현악과 함께 주인공이 부르는 노래와 방창이 결합되여있으며 혁명가극 《당의 참된 딸》에서는 서주형식의 관현악과 함께 방창이 결합되여있습니다. 관현악과 방창의 두 부분으로 된 《당의 참된 딸》의 서곡은 주제를 처음부터 명백히 밝혀주고있으며 주인공의 영웅적행동을 예고하면서 관중을 극의 세계에로 끌어들입니다. 서곡을 관현악으로만 하는가, 관현악과 성악을 배합하여 하는가 하는것은 가극의 내용과 양상에 따라 정해야 합니다. 서정심리적인 양상의 가극에서 서곡이 요란하고 번잡하게 울리거나 영웅서사시적인 양상의 가극에서 서곡이 잔잔하게만 울린다면 그것은 가극의 내용과 양상에 맞지 않게 될것입니다.

    가극에서는 절정음악을 잘 써야 합니다. 지난 시기 가극에서 절정음악을 어떤 기준과 원칙에서 쓰는가 하는 문제는 여러가지로 해석되여왔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처음 《피바다》식가극을 만들 때만 하여도 절정음악은 극성이 강해야 한다고 하면서 곡을 아리아나 대화창식으로 써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절정음악은 언제나 정황에 맞는 새로운 노래를 써야 한다고 하면서 주제가나 기둥노래를 리용하려 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가극음악을 절가화한 조건에서 절정음악도 절가의 특성을 살려 써야 합니다.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에서 노래 《정성이면 돌에도 꽃핀다더니》의 선률과 혁명가극 《피바다》에서 노래 《피바다가》의 선률은 절정장면의 극성과 주제가와 기둥노래의 극성이 융합되여 사람들에게 강한 충격을 주고있습니다.

    가극에서 절정장면에 새 노래를 쓸수도 있지만 이미 불리워진 주제가나 기둥노래를 정황에 맞게 반복하여쓰는것이 좋습니다. 절정장면에서는 주제가와 기둥노래를 반복하여쓰면서도 절정의 극적요구에 맞게 여러가지 음악형상수단을 배합하여 극적효과를 잘 살려야 합니다. 절정장면에서는 정황의 요구와 인물의 감정흐름에 맞게 주제가나 기둥노래를 가지고 인물의 교감을 잘 실현하여야 하며 인물이 행동을 자유롭게 할수 있도록 필요한 계기에서 방창을 써야 합니다. 방창은 인물의 노래보다 행동을 보여주는것이 더 적합한 계기에서 써야 합니다. 절정음악에서는 여러가지 음악형식을 쓰면서도 그것을 관현악으로 잘 결합시켜주어야 합니다. 관현악으로 여러가지 음악형식을 결합시켜 무대를 설레이게 해야 절정이 살아납니다.

    가극에서는 종곡을 잘 처리하여야 합니다. 종곡은 가극의 주제와 사상을 최종적으로 밝히며 사건을 마감짓고 인물의 앞으로의 운명을 그려주는 마지막음악입니다. 가극을 잘 결속짓는가 못 짓는가 하는것은 종곡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하는데 달려있습니다.

    종곡의 형식과 형상방법은 가극에 따라 다르게 되여야 하지만 종곡은 언제나 가극의 주제와 사상을 강조하며 관중에게 정서적여운을 강하게 안겨주는것으로 되여야 합니다. 종곡은 어느 장면의 음악보다도 폭과 깊이가 있고 박력이 있어야 합니다. 가극의 종곡을 음악무용서사시나 음악무용종합공연의 종곡처럼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음악무용서사시의 마지막은 흔히 화려한 무용과 결합된 합창으로 끝나지만 가극의 종곡은 그렇게 할수 없습니다. 가극에서는 절정으로부터 해결에로 넘어가는 극적흐름도 다르고 주인공의 운명이 해결되는것도 다른것만큼 종곡도 마땅히 극의 내용에 맞게 처리하여야 합니다.

    가극의 종곡에서는 대중창, 대방창을 효과있게 써야 합니다. 대중창은 종곡을 살리는데서 큰 역할을 합니다. 종곡처리에서는 극적사건이 결속되는 계기와 인물의 운명이 해결되는 과정, 종장의 정서적색갈을 잘 따져보고 그에 맞게 성악형식과 관현악의 순서를 옳게 정해야 하며 그것이 잘 배합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래야 모든 음악수단이 종곡의 형상을 완결하는데서 자기의 특성을 나타낼수 있습니다.

    가극에서 서곡과 종곡, 서장과 종장은 서로 형상적으로 련결되여야 합니다. 서곡에서 가극의 주제를 제시하고 종곡에서 그에 대한 명확한 결속을 지어야 합니다.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의 서곡과 종곡은 가극에서 서곡과 종곡처리의 본보기로 됩니다. 《꽃파는 처녀》의 서곡에서는 주제가 《해마다 봄이 오면》의 선률로 서주음악이 관현악으로 울리는 가운데 나라잃은 민족의 슬픔과 행복한 미래에 대한 우리 인민의 지향을 상징적으로 암시한 다음 주인공의 노래와 대방창으로 해마다 봄이 오면 산과 들에 꽃이 피건만 어찌하여 꽃분이는 꽃을 팔아야 하는가 하는 눈물 많은 사연을 들어보자고 호소합니다. 종곡에서는 주제가 《해마다 봄이 오면》의 곡을 반복하여 썼지만 그 노래는 은혜로운 태양의 빛발아래 자유를 찾고 혁명의 꽃씨앗을 뿌려가는 주인공의 긍지높고 행복한 생활에 대한 환희를 담고 울립니다.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에서 주제가 《해마다 봄이 오면》은 서곡과 종곡으로 두번밖에 부르지 않지만 설음과 효성의 꽃바구니가 투쟁과 혁명의 꽃바구니로 된다는 심오한 종자를 제시하고 해명하는데 적극 이바지하고있습니다. 이와 같이 가극에서는 서곡과 종곡, 절정음악을 생활과 형상의 론리에 따라 일관한 흐름을 타고 쓰이여야 음악의 선을 살리고 인물의 성격을 그리며 극을 발전시키고 주제와 사상을 밝히는 작용을 원만히 할수 있습니다.

    

    (5) 음악의 양상을 통일시켜야 한다

    

    가극에서 음악의 양상을 통일시키는것은 형상적통일을 이룩하는데서 매우 중요합니다. 작품은 양상이 뚜렷해야 생활의 본색을 정서적으로 생동하게 살릴수 있습니다. 가극음악의 양상은 대본에서 정해집니다. 그러나 대본에서 음악의 양상이 규정되였다 하더라도 매개 음악에서 형상의 독특한 색갈이 살아나지 않으면 그 가극은 특색이 없는 작품으로 되고맙니다. 특색이 있는 가극을 만들려면 음악의 색갈을 생동하게 살려야 합니다. 가극음악의 양상을 통일시킨다는것은 가극의 모든 음악을 하나의 색갈로 통일시킨다는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정극이라고 하여 정중하고 숭엄한 노래만 가지고 극을 엮어나가거나 희극이라고 하여 경쾌하고 우습강스러운 노래로만 극을 엮어나갈수 없으며 비극이라고 하여 애절한 노래로만 극을 꾸며나갈수도 없습니다. 인간생활에는 기쁨과 슬픔도 있고 웃음과 눈물도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생활의 다양한 면모를 형상으로 반영한것이 작품의 세계입니다. 따라서 양상이 뚜렷한 가극작품에도 여러가지 색갈의 음악이 있게 됩니다. 생활의 본색에 맞게 노래와 관현악마다 특색있게 되여야 형상의 독특한 정서적색갈이 살아날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노래가 선률에서 특색이 있고 정서적색갈이 독특하다고 하더라도 작품의 총체적인 양상에 어울리지 않을 때에는 가극의 노래로서는 빛을 낼수 없습니다. 극발전의 계기마다에서 울려나오는 노래와 관현악의 정서적색갈을 하나의 양상으로 통일시키는 복잡한 창조작업은 음악극조직을 잘할 때에만 성과적으로 해결될수 있습니다.

    가극음악에서 양상을 살리려면 주제가로 양상의 특성을 살리고 다른 노래와 관현악을 주제가와 주제선률에 조화되게 하여야 합니다. 개별적형상의 독특한 색갈도 조화속에서만 자기의 고유한 색갈을 드러낼수 있습니다. 가극의 모든 노래와 관현악은 자기의 독특한 색갈을 가지면서도 주제가와 주제선률에 조화되여야 양상의 통일을 보장할수 있습니다.

    가극음악에서 양상의 일관성과 통일성을 보장하려면 주제선률을 계속 끌고나가면서 극의 주요한 대목에서 반복할뿐아니라 다른 선률을 파생시켜야 합니다. 주제선률로부터 다른 선률을 파생시키는것은 절가화된 가극에서 음악의 대조와 통일을 이룩하게 하는 중요한 형상방법입니다. 가극에서는 주제선률을 기본으로 하여 여러가지 선률을 파생시켜야 전반적음악형상이 대조되고 조화를 이루면서 하나의 양상으로 통일되게 됩니다. 작곡가들은 명곡을 지을줄도 알아야 하지만 주제선률을 계속 끌고나가면서 다른 선률을 파생시켜 가극음악의 전반적양상을 통일시킬줄도 알아야 합니다. 여러가지 노래와 관현악이 제각기 독특한 정서적색갈을 가지면서 하나의 양상으로 조화롭게 통일된 가극만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으로 될수 있습니다.